고속상륙정이란 무엇인가
상륙작전의 핵심 전력, 공기부양정
고속상륙정(LSF-II)은 공기부양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수륙양용 군함으로, 병력, 전차, 장갑차 등을 탑재해 해안 어디든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전략 자산입니다. 공기를 분사해 선체를 띄우는 구조 덕분에 바다뿐 아니라 갯벌, 모래 해변, 하천 등 다양한 지형에서 70km/h 이상의 고속 기동이 가능합니다. 미 해군 기준으로는 전 세계 해안선의 약 80%에 상륙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상륙작전 필수 장비로 자리매김
우리 해군의 고속상륙정은 독도함과 같은 대형수송함에 실려 전략적 기동성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뛰어난 기동성만큼이나 조종 난이도도 높아, 실제로는 정밀한 시뮬레이션 훈련 없이 상시 투입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습니다. 그간 시뮬레이터가 없어 실기를 통해서만 훈련하거나 해외 장비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전력의 실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국산화의 시작: 시뮬레이터와 iCAMS 개발
KAI의 시뮬레이터 전력화 성공
2021년 방위사업청과 계약을 체결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약 3년 반에 걸쳐 개발한 고속상륙정 시뮬레이터 ‘솔개(LSF-II)’를 2025년 2월 해군에 전력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시뮬레이터는 **해상환경의 실시간 변화(파도, 포말 등)**를 반영해 고난이도 조종, 비상상황 대응 등 실전과 유사한 3차원 훈련이 가능하며, 정예 승조원 양성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됩니다.
CAMS, 그리고 iCAMS로의 진화
뿐만 아니라 KAI는 이 사업을 통해 고속상륙정의 핵심 장비인 CAMS(통합감시제어장치) 개발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확장한 **iCAMS(통합기관제어장치)**까지 국산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 장비는 기관의 동력 제어와 상태 모니터링, 비상 제어 시스템 등 함정의 생존성과 효율성에 직결되는 핵심 시스템으로, 국산화가 곧 자주국방의 핵심 단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HJ중공업과 KAI의 협력, 시너지를 만들다
해상과 항공 기술의 융합
2025년 5월, HJ중공업과 KAI는 ‘고속상륙정 Batch-II 시뮬레이터 및 iCAMS 국산화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HJ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고속상륙정 건조사로, LSF-I과 LSF-II 전량을 수주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KAI는 항공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과 전자 장비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양사는 각자의 노하우와 기술을 융합해 함정 분야 전반의 협력 확대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 협업은 단순한 장비 생산을 넘어 함정 운영의 지능화, 국산화, 그리고 K-방산의 수출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입니다.
부품 국산화는 독립적 전력의 시작
HJ중공업의 유상철 대표는 “상륙작전 핵심 장비의 국산화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해상 전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국내 방산 산업의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완전 국산형 상륙전 시스템’ 구축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해상 전력, 어디까지 가능할까
기술 국산화의 파급 효과
시뮬레이터, 통합제어장치, 건조 기술 등 상륙정 관련 핵심 장비가 모두 국산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방산 성과를 넘어서 교육·훈련, 유지보수, 수출 산업까지 포함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해외 장비에 의존하던 시절에는 불가능했던 맞춤형 전술 훈련과, 기체 수명 연장, 부품 조달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상륙정 국산화는 시작일 뿐
이번 국산화는 Batch-II 개발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향후 Batch-III, 또는 차세대 상륙정 개발로 이어질 경우, 자체 AI 기반 전투 지휘 시스템, 자율항해 기술 등이 포함된 미래형 함정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특히 KAI의 항공·우주 역량과 HJ중공업의 해상 건조 기술이 융합된다면, 해군의 작전능력은 한층 더 유연하고 정밀해질 수 있습니다.
K-방산, 이젠 ‘기술력’으로 수출 시장을 겨냥하다
국산화는 단순히 국방 독립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국내에서 입증된 성능과 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남아, 중동, 남미 등 해안 방어가 중요한 국가들을 타깃으로 한 수출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K-방산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고속상륙정 장비의 국산화는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서 대한민국 해군 전력의 체질 개선을 의미합니다. HJ중공업과 KAI의 협력은 K-방산이 ‘양산’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첫걸음이 되었으며,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이어진다면 자주국방은 물론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의 위상 강화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기술 독립을 통해 진정한 전략적 자율성을 실현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이 바로 오늘 이 순간 국산화에 성공한 고속상륙정 장비입니다.
'경제뉴스 모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중 무역협상 결과 요약: 관세전쟁 휴전과 90일 협상 유예의 의미 (2) | 2025.05.12 |
---|---|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위믹스 상장폐지 막을 수 있을까? 핵심 쟁점 총정리 (2) | 2025.05.12 |
연준 기준금리 동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미국 경제 어디로 가나? (4) | 2025.05.08 |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때 생기는 일들 – 2025년 5월 환율 급락이 의미하는 것 (2) | 2025.05.07 |
26조 규모 체코 원전 수주, 역사적 성과이자 남은 과제 (1) | 2025.05.06 |